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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May 5, 2009

너 자신을 알라

대기업이 현지에서 실패하는 이유를 아는가? 현지경영을 본사경영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다. 일단 해외에 진출한다면 사장이 현지를 둘러보고 공장부지 매입과 공장건립, 설비 착공을 일사천리로 진행시킨다. 현지에 파견할 직원을 물색하고 이들은 파견한 후에는 현지직원을 채용하고 공장을 돌린다. 그러나 능력 있는 현지인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한편, 한국과 국가대항전이 있는 날이면 애국심이 발동하여 종업들끼리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대한민국을 외치고 다니면서 현지에 심각한 위화감을 조성한다. 떼로 자국 국기를 들고 다니면서 구호를 외치고 다니는 잘난 체 외국인들을 좋아할 수 있겠는가?

대기업출신들이 퇴직 이후 실패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조직이 알게 모르게 든든히 그들을 보듬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모른다. 조직에서 나오고 매서운 바람을 경험해 보기 전에는. 대기업 임원이라도 퇴직 이후에는 20대 신입사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보자로 전락하고 만다. 그들은 어떤 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 그들이 간과하는 것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불일치이다.

저자는 중요한 것은 바로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가짐, 원점정신이라 밝히고 있다. 조직에 있던 이들이 제일먼저 해야 할 일은 온몸의 기능을 다시 회복하는 것이다. 쓰지 않아 퇴화된 기능은 없는지 자신을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 그야말로 온몸을 리셋(Reset)시키는 것이다. LG전자 김쌍수 전 회장은 5% 원가절감은 불가능해도 30% 원가절감은 가능하다 했다. 기존 혁신의 연장선상에서도 불가능하다. 제로베이스에서 수익구조를 재설계할 때 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LG전자는 이를 통해 30% 이상의 원가절감을 단행했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순간순간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무척 중요하다.

너 자신을 알라

세렝게티 초원에서 소위 ‘굶지 않는 사자’들은 먹이를 사냥할 때 멋지게 쫓아가지 않는다. 얼룩말 한 마리를 잡기 위해 7~8시간 끈질기게 미행하는 사자들도 있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의 달리기 실력이 얼룩말이나 가젤보다 뛰어나지 못하고 장거리를 뛰기에는 체력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걸음이 느린 사자일수록 낮게 포복해서 장시간 기다린 후 한 번에 몰아쳐 사냥의 승률을 높인다.

■ 1만 시간의 법칙

복잡한 업무 수행에 필요한 탁월성을 얻으려면 최소한의 연습량 확보가 결정적이다. 진정한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1 만시간이란 매직넘버가 필수적이다. 신경과학자인 다니엘 레비틴(Daniel Levitin)은 어느 분야든 세계 수준의 대가가 되려면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작곡가, 야구선수, 소설가, 스케이트선수, 피아니스트, 체스선수, 숙달된 범죄자, 그 밖에 어떤 분야에서든 연구를 거듭하면 할수록 이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1만 시간은 대략 하루 세 시간, 일주일에 스무 시간씩 10년간 연습한 것과 같다. 물론 이 수치는 ‘왜 어떤 사람은 연습을 통해 남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내는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못한다. 그러나 어느 분야에서든 이보다 적은 시간을 연습해 세계 수준의 전문가가 탄생한 경우를 발견하지 못했다. 두뇌는 진정한 숙련자의 경지에 접어들기까지 그 정도의 시간을 요구한다.

인터넷 접속을 위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가장 많이 만든 사람은 빌 조이다. 버클리를 졸업한 빌은 선마이크로시스템을 창업했다. 자바를 쓰면서 전설적인 존재로 부상했다. 현대 컴퓨터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 중 하나다. 본래 조이는 생물학자나 수학자가 될 생각이었다. 그는 미시간 대학 1학년 내내 컴퓨터에 빠져 살았다. 닥치는 대로 프로그래밍을 했고 버클리에 가서는 더욱 깊이 빠져 들었고 결국 그 분야의 지존이 됐다. 재능 더하기 연습이 성공의 방정식이다.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손은 90년대 초 재능에 대해 연구를 했다. 바이올리니스트를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장래 세계수준의 솔로주자가 될 수 있는 엘리트그룹, 그냥 잘 한다는 평가를 받는 그룹, 프로급 연주를 해본 적이 없고 음악교사가 되는 것이 꿈인 평범한 학생. 초기에는 서로 비슷했다. 하지만 연습량에서 차이가 났다. 엘리트학생은 1만시간, 잘하는 학생은 8천시간, 교사는 4천시간을 평균 연습했다. 노력 없이 정상에 올라간 연주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탁월함을 얻으려면 최소한의 연습량을 확보하는 것이 결정적이다.

비틀즈의 성공도 그렇다. 함부르크로 떠나기 전에는 평범한 밴드였다. 하지만 함부르크 초청을 받은 후 변했다. 고향 리버풀에서는 하루에 고작 한 시간 정도를 연주했지만 함부르크에서는 하루 여덟 시간씩을 연주할 수 있었다. 그 시간에 여러 곡과 새로운 연주방법을 시도할 수 있었다. 1960년에서 1962 년 사이 그들은 다섯 차례나 함부르크에 다녀왔다. 그들은 106일을 매일 밤 네 시간 이상 연주했고, 두 번째는 92번을 무대에 올랐고, 세 번째에는 48번을 무대에 올라 172시간을 연주했다. 1 년 반 기간 동안 무려 270일 밤을 연주한 셈이다. 처음으로 성공의 대박을 터뜨린 1964년까지 모두 1200시간을 공연했다. 비틀즈를 연구한 노먼은 이렇게 얘기한다. “함부르크에 가기 전까지 비틀즈의 연주는 그리 훌륭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돌아왔을 때는 아주 훌륭해졌습니다. 지구력만 익힌 게 아니라 수많은 곡을 익혔지요. 모든 버전의 노래, 로큰롤뿐 아니라 일부 재즈도 소화했습니다. 그들은 함부르크 연주 이후 차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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