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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May 11, 2012

<어떻게 살 것인가?> 몽테뉴의 삶

고현숙 대표(코칭경영원)


요즘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자신의 생활 경험과 생각을 글로 올리고 사람들과 나누고 있다. 만약 누군가가 그러한 형식의 문학장르를 최초로 창조했다면, 그건 바로 5백년 전에 살았던 몽테뉴일 것이다. 우리에게 몽테뉴 ‘수상록’으로 알려진 그의 ‘에쎄(essais)'는 딱딱하고 관념적인 철학책이 아니라, 삶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쓴 107편의 글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바로 몽테뉴의 삶에 관한 책이다. 

■ 즐겁게 어울리고 더불어 살아라 
몽테뉴는 1500년대에 프랑스 보르도의 시골 귀족이었다. 그의 솔직한 글은 인생을 사랑하는 쾌활한 성품과 우리의 불완전함까지 껴안는 지혜가 담겨 있다. 우선, 몽테뉴는 느긋함과 붙임성이 행복의 필수요소라고 말한다. 친절함, 눈웃음, 악수, 호의는 동정심이나 자기희생 같은 거창한 것들보다 문화에 훨씬 더 많이 이바지했다는 것이다. 몽테뉴는 언제나 친절한 호의를 베풀었다. 남들이 삼엄한 경비를 세울 때, 몽테뉴는 자신의 영지를 개방하고 문지기 한 사람만 두었다. 그것도 문을 지키기보다는 누구에게나 너그럽게 문을 열어주는 역할이었다. 그의 집에는 곡예사, 무용수, 사육사 등 전국을 유랑하면서 생계를 꾸려가는 떠돌이들이 자주 찾아왔고, 몽테뉴는 이들을 너그럽게 맞아주었다. 물론, 때때로 위험한 자들의 침입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일평생 이 개방원칙을 지켰으며 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자유롭고 솔직하게 소통할 수 있었다. 

■ 평범하고 불완전하게... 
몽테뉴의 이런 인간적인 면모는 독서습관에서도 나타난다. 아무리 책을 열심히 읽어도 읽은 내용을 금세 잊어버린다고 고백한 것인데, 이런 모습, 참 친근하게 느껴진다. 우리도 늘 느끼는 바이니까 말이다. 몽테뉴는 스스로를 게으르고 머리 회전이 느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배운 것을 될 수 있으면 잊어버려라.”라고 말한다. 배운 걸 기억하려 필사적으로 애쓰고 잊어버리는 걸 죄악시하면 배움의 즐거움이 사라져버리고 고행이 되니까 말이다. 대신, 자유롭고 지혜롭게 생각하면 된다는 것이다. 

모든 일에 초연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이런 태도는 오히려 상대의 신뢰를 얻는다. 나이가 든다고 저절로 지혜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몽테뉴는 “늙으면 어리석은 자존심에 빠지고, 따분한 수다나 떨고, 쉽게 발끈하고,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으로 변하고, 터무니없이 재산에 대해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를 느낄 때 역설적으로 일종의 지혜를 얻는다”고 말한다. 결국 사는 법을 배운다는 건 이렇게 결점을 지닌 채 살아가고 결점도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투박하게, 온건하고 겸손하고 다소 흐리멍덩하게 사는 게 더 낫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

■ 인생, 그 자체가 해답이다 
몽테뉴가 중시한 것은 삶 그 자체였다. 불완전한 현재의 삶을 풍부하게 체험하려 했던 것이다. 그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에 최종적이며 최상의 해답을 내놓는다. 
“인생은 그 자체의 목표이자 목적이다.”라고 말이다. 목적을 위해 삶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해 보이는 우리의 삶 그 자체가 목적이 되도록, 매 순간을 느끼면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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