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플레 방어..채권으로 자금 이동
인플레와 디플레. 양쪽으로 쪼개진 전망 때문에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채권 수익률은 낮아지지만 상품 가격과 주식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물가 상승과 하락, 두 가지 가능성에 대해 각각 우려해야 하는 투자자의 입장으로선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지 ‘정신 사나울’ 법하다.
슈뢰더의 키이스 웨이드 펀드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상당히 정신분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기적으로 디플레를 우려하면서도 멀리 볼 때는 인플레를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바뀌면 앞으로 1~2년 내에 말을 바꿔 타야 한다는 것(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물가 하락만큼은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굳은 의지를 다지는 상황이라 경제가 장기 디플레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투자자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실업률은 9%를 웃돌고 수요와 소비는 저조하며 근원 인플레는 1% 미만을 밑도는 실정이라 당장의 물가 하락 위험이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런던 소재 블랙록의 신탁운용담당 리처드 울윈은 “디플레 위험이 인플레 위험보다 더 크다. 경제가 저(低)성장 국면에 빠져 있는 동안, 디플레 우려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국채 수익률은 독일, 영국, 미국에서 모두 최저치를 배회하는 것을 예로 들며 “디플레 위험은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 국가에서 거래되는 미 10년 물 국채의 수익률은 2%대로 매우 낮은 편이다. 10년 전 일본의 평균 국채 수익률은 1.5%였음을 기억한다면 일본식 디플레 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무시할 수는 없다. 투자자들은 디플레 징후를 감지하면 고정적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 배당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증시 하락 손실을 피할 수 있는 상품 매수에 나선다. 따라서 채권에 대한 수요가 오르면서 가격은 오르고 수익률(금리)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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