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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September 8, 2011

진정한 승리에는 박수가 없다

부전승을 추구하라
不戰勝(부전승)은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다. 제3 모공편에 ‘百戰百勝 非善之善者也 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백전백승 비선지선자야 부전이굴인지병 선지선자야’)라는 말이 나온다. ‘백번 싸워 백번 이기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은 아니고, 싸우지 않고도 적을 굴복시킬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는 말이다. 여기서 ‘不戰(부전)’이라는 말이 나왔고, ‘勝(승)’이라는 말도 나왔는데 둘을 합쳐서 ‘부전승’이라 부르고 있다
부전승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온전함(全)’이다. 백번 싸워서 백번 이기게 되면 적뿐 아니라 나 역시 피해를 입게 마련이다. 이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가능하면 내가 피해를 입지 않은 상태에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승리인 것이다. 리더는 온전함을 유지하면서 이길 수 있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박수를 받으면 교만해져
진정한 승리는 어떤 것인가? 제4 군형편에 보면, ‘善戰者之勝也 無智名 無勇功(선전자지승야 무지명 무용공)’이라는 말이 있다. ‘잘 싸우는 자의 승리에는 지혜롭다는 명성과 용감하다는 공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매우 높은 수준의 승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본래 박수는, 엇비슷한 상대끼리 엎치락뒤치락하는 싸움을 할 때 관중들이 환호하며 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현격한 전투력 차이로 눈 깜박할 사이에 승부가 갈렸다면 박수를 칠 시기조차 없다. 범인(凡人)들은 언제 박수를 쳐야할지 분간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어설픈 승리에는 박수가 많다. 완벽한 준비 뒤에 슬쩍 지나가면서 얻어지는 승리에는 박수조차 없다. 이것이 차원 높은 승리라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렇게 완벽한 승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그만큼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조직이 하나가 되고, 그리고 실제적인 실력을 갖추는 것이다. 살벌한 경쟁구도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실력밖에 없다. 리더가 박수를 의식하면 조직은 무너진다. CEO가 잡지 커버 모델로 등장하는 순간 그 기업은 하향곡선을 그린다는 말이 있다. 박수를 의식하지 않고 소리 없이 이길 수 있는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저 이기면 되는 것이다. 굳이 박수를 받을 이유가 없다.
박수를 받으면 스스로 교만해지기 쉽다. 박수를 받게 되면 그때부터 새로운 라이벌이 떠오르게 된다. 박수를 의식하면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게 된다. 부하를 희생양으로 만든다. 제일 무서운 사람은 소리 없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크게 한 방을 먹일 비장의 카드는 늘 감추어져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약한 것은 소리는 큰 데 그 속에 실력이 없기 때문이다. 승부를 결정지을 결정타가 없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黃石公素書(황석공소서)에는 ‘名不勝實者耗(명불승실자모)’ 즉, 이름만 번지르하고 그 속에 실력이 없는 사람을 일러 ‘빈 껍질’이라고 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리더가 ‘빈 껍질’이라면 그 조직은 이미 비극이다.

노병천/ 손자병법 전문가 육군대학 군사전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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